비교 대상 6개국 중 한국만 의료가 소비 1위

최근 2년간 일본·싱가포르·베트남·태국 관광객이 한국에서 결제한 VISA 카드 지출을 분석한 결과 의료 비중이 20.1%로 가장 높았다. 백화점과 명품매장 등이 포함된 프리미엄 쇼핑보다 큰 비중이다. 같은 관광객들이 다른 나라를 방문했을 때는 식당과 숙박, 쇼핑에 지출이 몰렸다.

비교 대상 6개국 중 한국만 의료가 소비 1위
※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되었습니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식당이나 백화점보다 병원에서 더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결제한 VISA 카드 금액 가운데 의료비가 차지한 비중은 22.3%였다. 프리미엄 쇼핑은 13.8%, 식당은 12.6%, 숙박은 9.5%로 집계됐다. 같은 일본인이 미국을 여행했을 때 의료비로 쓴 비중은 0.8%에 불과했다. 홍콩은 1.3%, 호주는 1.9%, 싱가포르는 2.3%였다. 한국 여행에서만 병원 지출이 유독 크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일본과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관광객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일본·홍콩·싱가포르·미국·호주에서 결제한 VISA 카드 내역을 비교했다. 네 나라 관광객의 한국 내 결제액을 합쳐 보면 의료가 20.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백화점과 명품매장 등이 포함된 프리미엄 쇼핑이 18.3%로 뒤를 이었다. 생활쇼핑은 13.0%, 식당 12.2%, 패션잡화 10.4%, 숙박 9.9%, 뷰티 7.0% 순이었다. 의료가 소비 1위에 오른 곳은 비교 대상 6개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했다. 미국에서는 식당이 25.4%, 숙박이 24.3%로 전체 결제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호주에서도 식당이 25.6%로 가장 높았다. 싱가포르는 식당, 일본은 프리미엄 쇼핑, 홍콩은 프리미엄 쇼핑과 패션잡화에 지출이 몰렸다. 국적에 따라 한국에서 돈을 쓰는 방식은 달랐다. 싱가포르 관광객은 프리미엄 쇼핑에 21.8%, 의료에 17.2%를 썼다. 태국 관광객도 프리미엄 쇼핑 27.3%, 의료 18.2%로 쇼핑과 병원 이용이 함께 높은 비중을 보였다. 베트남 관광객은 다소 달랐다. 프리미엄 쇼핑이 40.2%로 가장 컸고 생활쇼핑이 17.1%로 뒤를 이었다. 의료비 비중은 7.6%였다. 일본·싱가포르·태국 관광객에게 한국이 의료와 쇼핑을 함께 이용하는 목적지라면, 베트남 관광객에게는 쇼핑 목적지의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읽힌다. 의료 소비가 큰 배경은 실제 외국인환자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외국인환자는 201만 명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 2023년 61만 명, 2024년 117만 명에 이어 3년 연속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진료과별로는 피부과가 131만3,000명으로 전체의 62.9%를 차지했다. 성형외과는 23만3,000명, 내과통합은 19만2,000명, 검진센터는 6만5,000명이었다. 외국인환자의 87.7%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외국인환자와 동반자가 국내에서 쓴 금액도 적지 않다. 산업연구원은 2025년 의료관광 지출액을 12조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의료비는 3조3,000억 원이었다. 병원에서 시작된 소비가 숙박과 음식, 쇼핑, 교통으로 이어진 금액까지 포함한 수치다. 올해 들어 방한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 2026년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70만9,91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소비는 10조389억 원으로 50.8% 증가했다. 관광객 수보다 지출 증가 속도가 두 배 이상 빨랐다. 민간 결제자료에서도 피부과 소비 증가세가 확인된다. 한경에이셀 추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국인의 국내 피부과 결제액은 4,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2%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결제액은 6,652억 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의료비 비중이 20.1%라는 수치를 ‘외국인 관광객 5명 중 1명이 병원을 찾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는 이용자 수가 아닌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비중이다. 단가가 높은 시술이나 진료가 포함되면 전체 결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커질 수 있다. 조사 대상도 일본·싱가포르·베트남·태국 관광객으로 한정됐다. 중국과 대만 관광객은 현지 데이터 수집 제한으로 분석에서 빠졌다. VISA 카드 외에 현금, 다른 신용카드, 간편결제도 포함되지 않았으며, 일부 중장기 체류자의 소비가 섞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같은 관광객들이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의료와 뷰티에 훨씬 많은 돈을 썼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병원 방문이 여행 중 우연히 추가되는 일정이 아니라, 한국행을 결정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남은 과제는 병원에서 열린 지갑을 숙박과 외식, 지역 체험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한국에서 식당과 숙박이 차지하는 지출 비중은 일정 수준에 머물렀지만, 미국과 호주 등에서는 두 업종이 소비 상위권을 차지했다. 진료 전후의 체류 일정과 동반가족 프로그램, 지역 관광을 함께 묶지 못하면 의료 소비는 늘어도 관광산업 전체로 퍼지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외국인환자가 병원 밖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어디까지 이동하느냐가 의료관광 시장의 다음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정보

데이터 기준
2024~2025년 주요 방한국 관광객 VISA 결제자료, 2025년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2026년 상반기 방한 외래객 및 외국인 관광소비 자료 기준
에디터
MEDMACH 의료관광 리포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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