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보다 내과·검진…중앙아시아 환자들이 한국 찾는다

중앙아시아가 한국 의료관광의 치료형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카자흐스탄 환자는 피부과보다 내과와 건강검진 이용이 많고, 국내 카드 소비액도 외국인환자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다. 한국관광공사와 지자체는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으로 유치 지역을 넓히고 있다.

피부과보다 내과·검진…중앙아시아 환자들이 한국 찾는다
※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되었습니다.
한국 의료관광은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환자들의 진료표는 조금 다르다. 카자흐스탄 환자들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분야는 내과와 건강검진이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환자는 201만 명으로 처음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카자흐스탄 환자는 1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진료과별로는 내과통합이 7741명으로 가장 많았고, 검진센터 5416명, 피부과 1736명 순이었다. 전체 외국인환자의 62.9%가 피부과를 이용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다. 짧은 일정의 미용 시술보다 검사와 치료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환자가 많다는 얘기다. 환자 한 명이 국내에서 쓰는 금액도 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4년 외국인환자 카드 이용 분석에서 카자흐스탄 환자의 1인당 카드 소비액은 1013만원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몽골이 997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는 진료비뿐 아니라 숙박과 식사, 쇼핑, 교통 등에 사용한 금액도 포함된다. 중증 치료나 정밀검진을 받는 환자는 체류 기간이 길고 보호자가 함께 오는 경우도 있어 병원 밖에서 발생하는 소비도 커지는 편이다. 카자흐스탄의 방한 수요 자체도 늘고 있다. 2025년 한국을 방문한 카자흐스탄 관광객은 6만4990명으로 전년보다 18.4%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2.7% 많은 수준이다. 카자흐스탄에서 확인된 수요를 주변 국가로 넓히려는 움직임도 빨라졌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달 10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1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중앙아시아 한국의료관광 로드쇼를 열었다. 국내 의료기관과 외국인환자 유치업체들이 현지 의료·관광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다. 행사 준비 단계에서부터 건강검진과 피부·성형외과뿐 아니라 정형외과, 산부인과, 안과가 주요 분야로 제시됐다. 동아시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미용 시술에만 기대지 않고, 중앙아시아에서 수요가 많은 검진과 전문 치료 분야를 함께 내세운 것이다.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아직 카자흐스탄보다 시장 규모가 작지만 증가 속도는 빠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우즈베키스탄 환자는 4766명으로 전년보다 43% 늘었다. 키르기스스탄 환자도 1209명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지자체들도 현지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3월 말과 4월 초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의료관광 설명회를 열었다. 국내 의료기관 9곳과 유치사업자 3곳이 참가해 831건의 기업 간 상담을 진행하고, 현지 업체들과 업무협약 25건을 맺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앞서 4월에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서 의료관광 홍보 행사를 진행했다. 현지 업계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4397건의 상담이 이뤄졌고, 계약 예상 건수는 346건, 예상 매출은 약 58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앙아시아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환자 수가 늘어서만은 아니다. 중국·일본·대만 관광객의 수요가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몰려 있다면, 중앙아시아에서는 내과와 종합검진, 안과, 정형외과 등 치료 목적의 방문이 상대적으로 많다. 치료형 환자는 한 번의 시술로 일정이 끝나지 않는다. 출국 전 진료기록을 전달하고 한국 의료진의 검토를 받아야 하며, 예상 치료 기간과 비용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보호자 숙박과 통역, 귀국 후 사후관리까지 준비해야 한다. 입국 절차는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법무부는 지난 4월 반복 진료가 필요하거나 웰니스 관광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단기 C-3 복수사증과 장기체류 G-1 사증이 보다 원활하게 발급되도록 심사 요건과 절차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 제도도 손질됐다. 외국인환자 유치업자의 신청 기준은 기존 연간 유치 실적 500명에서 200명으로 낮아졌고, 비수도권 기관에는 지역 가점이 신설됐다. 우수 유치기관으로 지정되면 서류 간소화와 전자비자 신청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비자 절차가 개선된다고 환자 유치가 바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중앙아시아 환자를 받으려면 러시아어 상담 인력과 진료기록 번역, 사전 판독, 비용 안내, 보호자 체류 지원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치료가 끝난 뒤 현지 의료기관과 연결해 경과를 확인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중앙아시아 시장은 중국이나 일본처럼 환자 수가 많은 시장은 아니다. 대신 검진과 치료 수요가 분명하고, 환자 한 명이 국내에서 지출하는 금액이 크다. 병원 이름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상담부터 입국, 치료, 귀국 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곳이 환자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카자흐스탄에서 시작된 한국 의료 수요는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으로 번지고 있다. 중앙아시아가 한국 의료관광의 주요 치료형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비자 개선과 현지 환자 의뢰망, 사후관리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갖추느냐에 달렸다.

기사 정보

데이터 기준
2025년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2024년 외국인환자 신용카드 소비 분석, 2025년 카자흐스탄 방한객 통계, 2026년 중앙아시아 한국의료관광 로드쇼 및 의료관광 제도 개선 자료 기준
에디터
MEDMACH 의료관광 리포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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